가게를 정리하던 날, 특별한 감정은 없었다.슬프지도, 시원하지도 않았다.그저 바닥을 몇 번 더 닦았고,전등 스위치를 내리고, 셔터를 천천히 내렸다.생각해보면 이상한 일이다.나는 그 가게를 2년 가까이 운영했다.매일 아침 문을 열었고,저녁이면 다 떨어진 정신을 끌고 집에 돌아왔다.매출표는 늘 빠듯했고,가끔 들어오는 손님의 말 한마디에잠 못 이룬 밤도 있었다.가게를 하면서 나는사람을 믿는 법과사람에게 실망하는 법을 동시에 배웠다.어느 날은“오늘 못 나가요”라는 알바의 메시지 하나로예약 손님을 직접 받으면서 설거지를 해야 했고,어느 날은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알바에게두 번은 참고, 세 번째는 조용히 눈을 돌렸다.그리고 가끔,정말 가끔은 진상 손님이 들어왔다.카운터에 커피 반쯤 마신 채 컵을 내려놓고“원래 ..